PART 9. 한국만의 사회 문화 – 외국인이 놀란 한국 101가지
— 낯설지만 오래된, 그래서 더 강력한 것들
이름보다 나이를 먼저 묻는 이유
외국인 친구가 내 또래 친구에게 인사했을 때
첫 질문은 “What’s your name?”
한국에선 “몇 년생이세요?”
한국 사람들은 대화를 시작할 때 나이를 확인하는 문화가 있다.
왜?
그게 서로 어떤 말투를 쓸지,
누가 먼저 밥을 사야 할지,
누가 존댓말을 써야 할지…
모든 사회적 룰을 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친구는 이걸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나이를 물어보는 게 이렇게 중요한 나라가 있어?”
있다. 여기 한국이다.
수평 관계보다는 ‘상호 존중의 위계’를 더 익숙하게 여기는 문화.
회식, 고통과 유대가 함께 있는 의식
“오늘은 회식이야.”
이 말에 반가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속으로 한숨 쉬는 사람도 있다.
회식은 직장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비공식 이벤트다.
퇴근하고 또 만나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그 자리를 통해 가까워지는 게 있다.
외국인 친구는 한국 회사에 다니는 지인에게
“왜 회식을 꼭 가야 해?”라고 묻는다.
“안 가면 안 친해져.
같이 마시고 웃어야, 다음 날 일하기 편하거든.”
강제는 아니지만 자율도 아닌,
‘자율권이 없는 자율 참석’.
그게 바로 한국 회식의 묘한 매력(?)이다.
명절이 되면 전국이 움직인다
설날, 추석.
이 시기가 되면 한국은 거의 국가 단위 대이동을 한다.
서울역, 고속도로, 공항, 버스터미널…
모든 이동 수단이 꽉 찬다.
외국인 친구는 설 연휴 때 KTX 예약이 안 돼서 물었다.
“전국 사람들이 다 동시에 움직이는 거야?”
“응. 거의 고향 정모 수준이야.”
명절은 가족을 만나고, 조상을 기리고,
동시에 수많은 음식과 체력 소모가 있는 이벤트다.
그래도 해마다 그 시간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지 전통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때문이다.
병역, 그냥 의무가 아니라 ‘통과의례’
외국인 친구는 군복 입은 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군대 갔다 왔어?”
“응. 남자라면 대부분 다녀오지.”
한국 남성에게 군대는 단순한 국방의무를 넘어서
일종의 사회적 통과의례다.
누가 언제 갔는지, 어디서 복무했는지,
심지어 PX에서 뭐 먹었는지까지
**남자들끼리 공유되는 ‘군대 이야기’**는 하나의 문화다.
하지만 외국인 친구는 의아해했다.
“미국에선 군 복무했다 하면 존경의 대상인데,
여긴 왜 좀… 당연하게 여겨지는 느낌이지?”
맞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군인을 국가의 영웅처럼 대우하는 문화가 있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회.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군대 갔다 온 건 다 똑같지 뭐”라는 식으로
그 노고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군 복무는 의무이자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지만,
그만큼 사회적 보상이나 존경은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군필자 사이에서는
“갔다 온 사람만 알아주는 고생”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는 여전히 남성들 사이의 공감 코드이자 사회적 공통 경험으로 남아 있다.
공무원 시험은 진짜 ‘국민 스포츠’급
편의점, 카페, 도서관…
곳곳에서 두꺼운 수험서와 싸우는 공시생들을 볼 수 있다.
공무원 시험은 단순한 취업 시험이 아니라
‘안정된 삶’을 향한 입장권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수험생 수가 수십만 명.
합격률은 매우 낮지만, 도전자는 꾸준했다.
외국인 친구는 이걸 듣고 말했다.
“이건 거의 올림픽 아니야?”
“맞아. 근데 메달은 몇 개 안 돼.”
하지만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공무원 인기에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연금 개편, 낮은 임금 상승률, 경직된 조직문화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 사이에선 ‘안정만으론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래서 예전처럼 무조건 공무원을 꿈꾸기보다는
스타트업,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경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도 커졌다.
그래도 여전히
성실함, 안정성, 꾸준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에겐
공무원 시험은 도전할 만한 목표로 남아 있다.
📌 요약
한국 사회는
나이, 관계, 의무, 단체 문화 등으로 이어진
‘보이지 않는 규칙’들이 작동하는 나라다.
외국인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묶어주는 힘도 있다.
외국인 친구는 말했다.
“한국은 혼자 움직이기보다,
함께 움직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맞다.
이 사회는 개인이 아닌, 연결로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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