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흐름 이상하다 | 거래는 죽고 가격은 오른다?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일부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분석합니다. 이처럼 거래와 가격이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반기 부동산 흐름 이상하다 | 거래는 죽고 가격은 오른다?

거래 절벽, 그 원인은 무엇일까?

현재 부동산 시장이 마주한 가장 큰 특징은 ‘거래 절벽’입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졌습니다.

  • 높은 대출 금리 부담
    •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끌’로 대표되던 저금리 시대와 달리, 매수자 입장에서 매달 납부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상당합니다.
    • 예시: 5억 원을 30년 만기, 연 5% 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월 원리금은 약 268만 원에 달합니다. 이는 2%대 저금리 시절(약 185만 원)과 비교해 80만 원 이상 높은 금액으로, 구매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 강화된 대출 규제(DSR)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막아,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이는 단순히 금리가 높은 것을 넘어, 아예 구매 자금 조달의 문턱 자체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 매도-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
    • 매도자는 지난 상승장에서 경험한 ‘최고가’에 대한 기억 때문에 가격을 쉽게 내리려 하지 않습니다. 자산 가치 하락을 인정하기 어렵고, 급하게 팔 이유가 없는 다주택자나 1주택자는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 반면 매수자는 고금리 시대에 무리해서 추격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 가격이 더 조정되기를 기다리며 급매물만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상이몽이 거래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습니다.

거래 없는데 가격은 왜 오르는가?

거래가 없으면 수요가 없다는 뜻이고, 가격이 내려가야 정상 아닐까요? 하지만 일부 지역과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 선호 지역, 소수 단지의 ‘신고가’ 효과
    • 서울 강남권, 마용성 등 핵심 입지나 대단지 신축 아파트처럼 누구나 선호하는 부동산은 여전히 대기 수요가 탄탄합니다.
    • 이런 곳에서 급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다음 거래는 이전 최고가에 근접하거나 소폭 웃도는 가격에 체결됩니다. 이 소수의 ‘신고가’ 거래가 전체 시장이 상승하는 듯한 착시를 만듭니다.
    • 즉, 시장 전반의 온기가 아닌, 소수의 A급 매물만이 가격을 주도하는 양극화 현상입니다.
  • ‘매물 잠김’ 현상과 공급 부족
    • 앞서 말한 매도자의 ‘버티기’로 인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가 줄어듭니다. 특히 살기 좋고 인기 있는 단지일수록 실거주 만족도가 높아 매물이 더욱 귀합니다.
    • 한정된 매물을 두고 소수의 구매 희망자가 경쟁하면, 낮은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를 수 있습니다. 이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귀한 매물에 가치가 집중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 통계 해석의 함정
    • 부동산 가격 지수는 거래된 아파트를 기준으로 산출됩니다.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는 소수의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지수 전체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 예시: 10개의 아파트 단지 중 9곳은 거래가 전혀 없고, 1곳의 인기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면, 통계상으로는 해당 지역의 평균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은 ‘거래량을 동반하지 않은 일부 선도 단지의 가격 상승’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시장 전체의 본격적인 상승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따라서 향후 시장의 흐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정 단지의 신고가 소식보다는,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의미 있게 늘어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전세 시장의 변화 | 매매 시장의 바로미터

매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과 달리, 전세 시장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이는 매매 시장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아파트 선호 심화로 인한 전세 수요 집중

  • 빌라 및 오피스텔 기피 현상: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전세 사기 사건의 여파로 비(非)아파트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증금 반환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쏠리고 있습니다.
  • 안정적 거주 환경 선호: 아파트는 커뮤니티 시설, 주차 공간, 학군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하여 임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입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빌라나 오피스텔보다 아파트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매매 수요의 전세 시장 유입

  • 높은 집값과 대출 이자 부담으로 매매를 포기하거나 보류한 대기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 예시: 3~4년 전 ‘영끌’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신혼부부나 젊은 층이, 현재의 고금리 상황에서는 매달 수백만 원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 전세로 2~4년 더 거주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유입되어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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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이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

  • 전세가는 매매가를 떠받치는 일종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합니다. 전세가가 계속 올라 매매가와의 격차(갭)가 줄어들면, 갭투자를 고려하는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 또한, 전세 계약 만료 후 크게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 중 일부는 ‘이럴 바에 대출받아 집을 사자’는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는 일부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들

현재의 불확실한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몇 가지 핵심 변수에 달려 있습니다.

금리 인하 시점과 폭

  • 가장 결정적인 변수: 현재의 거래 절벽과 매수 심리 위축의 근본 원인은 고금리입니다. 따라서 향후 미국 연준(Fed)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언제, 어느 정도 폭으로 시작되느냐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 금리 인상이 멈추고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만으로도 매수 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으나, 본격적인 거래량 회복은 실제 금리 인하가 이루어져 대출 이자 부담이 체감 가능할 정도로 줄어들 때 가능할 것입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

  • 대출 규제 완화 여부: DSR 규제는 여전히 강력한 대출 총량 제한 장치입니다. 향후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유지하면서도 특정 계층(신생아, 신혼부부 등)에 대한 우대 대출을 확대하거나,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할지 여부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 공급 및 세제 정책: 재건축 규제 완화, 1기 신도시 정비 사업, 취득-보유-양도세 관련 세금 정책의 변화 등은 특정 지역이나 다주택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어 매물 증감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2025년 이후 입주 물량 감소

  • 부동산 시장은 ‘수급의 논리’가 크게 작용합니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값 폭등, 부동산 PF 시장 불안 등으로 신규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이 급감했습니다.
  • 이러한 영향은 2~3년의 시차를 두고 실제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납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2025년 이후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별 양극화 심화 | 서울과 지방의 다른 온도

앞서 언급된 ‘거래는 없지만 가격은 오르는’ 현상은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시장은 지역별, 입지별로 온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초양극화’ 장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수도권: ‘똘똘한 한 채’ 선호와 핵심지 L자형 회복

  • 견고한 수요 기반: 서울 및 주요 수도권 지역은 양질의 일자리, 교육 환경, 교통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어 근본적인 주택 수요가 언제나 풍부합니다.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확실한 자산에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수도권 핵심지에 대한 수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듭니다.
  • 선도 단지의 가격 회복: 하락기에도 가격 방어가 잘 되었던 강남권, 마용성 등의 인기 단지들은 이미 전고점의 80~90% 수준까지 가격을 회복했거나, 일부 평형에서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V자에 가까운 반등을 보였습니다. 다만,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아 L자형에 가까운 장기 횡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갭 메우기 확산 가능성: 핵심 지역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면, 그 온기가 인근 지역이나 다음 급지로 서서히 퍼져나가는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상승장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보다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 매우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 시장: 악성 미분양과 수요 위축의 이중고

  • 미분양 물량 증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광역시는 인구 감소, 지역 산업 침체 등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신규 분양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하는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준공 후에도 비어있는 ‘악성 미분양’은 건설사와 지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 매수 심리 실종: 해당 지역에 굳이 집을 사야 할 이유(일자리, 학군 등)가 점차 희미해지면서,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도 미분양인 상황에서 기존 구축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 지역별 편차 존재: 물론 지방이라고 해서 모두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지역이나 특정 산업 단지 인근은 국지적으로 수요가 살아나며 가격이 방어되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사례에 불과합니다.

결론: 불확실성 속 합리적 시장 접근법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개인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시장 참여자의 위치에 따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실수요자(무주택자)의 전략

  • 추격 매수 자제와 자금 계획 우선: 소수의 신고가 사례에 현혹되어 조급하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합니다. 현재의 고금리 환경을 감안하여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와 월 상환 능력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장기적 관점의 옥석 가리기: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오랜 기간 만족하며 거주할 수 있는 ‘실거주 가치’에 집중해야 합니다. 교통, 학군, 주변 환경 등 입지의 본질적 가치가 높은 곳의 급매물을 꾸준히 살펴보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향후 2~3년 뒤 공급 부족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은 입지를 선점한다는 장기적 관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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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갈아타기 수요)의 전략

  • ‘낮춰서 팔고, 낮춰서 사는’ 전략: 현재 시장은 내 집을 최고가에 팔고 원하는 집을 급매로 사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상급지로 이동을 원한다면, 본인 주택의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다소 낮추더라도, 갈아타려는 주택 역시 조정을 받았다는 점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동시 거래의 중요성: 거래 절벽 시기에는 매도와 매수 타이밍이 엇갈려 잔금 계획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매도 계약과 매수 계약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거나, 특약을 통해 잔금 시기를 조율하는 등 안정적인 계약 관리가 중요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2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강력한 상승 모멘텀도, 급격한 하락의 증거도 뚜렷하지 않은 안갯속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래량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일부 선호 지역의 가격 상승이 시장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각자의 자금 상황과 목적에 맞춰 냉철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부동산 PF 위기 | 잠재된 공급 절벽의 뇌관

공급 위축을 심화시키는 PF 시장 경색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 이면에는 중장기적 흐름을 결정하는 거대한 변수인 ‘공급’ 문제가 잠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급의 혈맥을 막고 있는 것이 바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위기입니다.

  • PF 대출이란 무엇인가?
    • PF(Project Financing)는 아파트 단지 개발과 같은 특정 프로젝트의 미래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기법입니다. 시행사는 이 자금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공사를 진행합니다.
    • 즉, PF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해야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 이것이 2~3년 후의 신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집니다.
  • 고금리-공사비 급등이 초래한 위기
    • 과거 저금리 시기에는 사업성이 다소 불투명한 프로젝트도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대출 심사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하며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분양가를 높여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장이 속출하게 되었습니다.
    • 예시: 지방의 한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2년 전 계획보다 공사비는 30% 올랐고, 예상 분양가로는 미분양이 확실시되자 PF 대출 연장이 거부되며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 미래 공급 절벽의 가속화
    •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신규 주택을 짓는 첫 단계인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수년 내 최저치로 급감했습니다.
    • 이는 단순히 특정 단지의 문제가 아니라, 2025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실화될 공급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합니다. 당장 시장 분위기가 좋아져도 물리적으로 지어진 집이 없다면 수급 불균형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특례대출의 명과 암 | 시장 반등 이끌까?

얼어붙은 시장 속에서도 특정 가격대의 아파트 거래를 간간이 성사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정부의 정책 대출 상품, 즉 ‘특례대출’입니다. 이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한계 또한 명확합니다.

한정된 수혜자와 시장 기능의 왜곡

  • 정책 대출의 역할 (명, 明)
    • 신생아 특례대출, 신혼부부 버팀목 대출 등은 특정 계층(신생아 출산 가구, 무주택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한 정책입니다.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거나, 시중 금리보다 훨씬 저렴한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어 내 집 마련의 문턱을 낮춰줍니다.
    • 이러한 대출은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아파트(예: 9억 원 이하)에 수요를 집중시켜, 해당 가격대의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 정책 대출의 한계 (암, 暗)
    • 수혜 대상의 제한성: 전체 시장 참여자 중 극히 일부만이 혜택을 볼 수 있어, 정책 수혜 여부에 따라 집을 살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나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 시장 양극화 심화: 정책 자금이 특정 가격대의 아파트에만 쏠리면서, 수혜 단지와 비수혜 단지 간의 가격 격차나 거래량 차이를 벌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시장 전체의 온기가 아닌, 정책에 의한 인위적 수요 창출에 가깝습니다.
    • 예시: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부부가 경기도의 8억 원대 아파트를 매수하며 거래가 성사되었지만, 바로 옆 단지의 가격이 조금 더 비싼 10억 원대 아파트는 대출 요건 미충족으로 문의조차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 이러한 정책 대출은 한시적으로 운영되거나 재원이 소진되면 중단될 수 있습니다. 정책 효과가 사라진 후에도 시장이 자력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장 심리와 정보의 비대칭성 | 다른 해석, 엇갈린 전망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동일한 현상을 보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증거이자, 개인이 어떤 정보에 노출되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판단이 극단으로 갈리는 ‘정보 비대칭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

  • 상승론자의 시각: 일부 지역의 신고가 뉴스, 전셋값 상승, 금리 인하 기대감, 향후 공급 부족 우려 등 긍정적인 정보에 집중합니다. 이들은 “역시 핵심지는 불패”라며 지금이 하락장 막바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의 거래 절벽은 본격적인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구간으로 해석합니다.
  • 하락론자의 시각: 높은 대출 금리, 가계부채 규모, 실질 소득 감소, PF 부실 문제, 지방 미분양 심화 등 부정적인 지표에 무게를 둡니다. 소수의 신고가 거래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 거래량 없는 상승은 거품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금리가 실질적으로 인하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합니다.

왜곡된 시장 신호와 언론의 역할

  • 거래량이 급감한 시장에서는 단 몇 건의 특수 거래(직거래, 증여성 거래, 초급매 등)가 시장 전체의 가격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 언론은 속성상 ‘신고가 경신’, ‘역대급 거래 절벽’과 같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기 쉽습니다. 이러한 단편적인 정보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과 조급증을 부추겨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 예시: 수백 세대 아파트 단지에서 3개월간 거래가 없다가, 입지가 가장 좋은 로열동 로열층에서 최고가에 한 건이 거래되면, 이 단지 전체가 활황인 것처럼 보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많은 매물이 기존 호가로 거래되지 못하고 쌓여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 격차의 심화 | 부동산, 그들만의 리그

현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이면은 자산 유무에 따른 시장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이 비싼 문제를 넘어, 금융 구조 자체가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 간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습니다.

현금 부자와 대출 의존자의 다른 세상

  •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가: 고금리 상황은 이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대출 없이 급매물을 잡거나, 전세를 끼고 매수(갭투자)하는 데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들은 ‘될성부른’ 핵심지 자산 가격이 조정받았을 때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소득 기반의 실수요자: 반면, 소득의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이나 신혼부부에게 현재의 DSR 규제와 금리 수준은 넘기 힘든 벽입니다. ‘영끌’이 불가능해진 지금, 부모의 지원 없이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 진입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건전한 수요층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 시장의 허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총정리 | 안갯속 시장을 항해하는 법

202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과거와 같이 명확한 상승 또는 하락의 방향성을 논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들이 팽팽하게 맞서며 힘겨루기를 하는 안갯속 형국입니다.

복합적 시장에 대한 종합적 이해

  • 거시적 하락 압력: 고금리, 가계부채 부담, 실물 경기 둔화 우려는 분명히 집값을 억누르는 강력한 힘입니다.
  • 미시적 상승 압력: 서울 등 핵심지의 견고한 수요, 전셋값 상승, 2~3년 뒤 현실화될 공급 부족 우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격 지지 요인입니다.
  • 결론: 이 두 힘이 충돌하며 전반적으로는 거래가 부진한 ‘보합세’ 혹은 ‘완만한 L자형 흐름’을 이어가되, 지역별·단지별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차별화 장세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을 위한 최종 제언

  • 시장의 단기적인 등락 예측에 모든 것을 걸기보다, 자신의 재무 상황과 생애 주기에 맞는 장기적인 주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조급함을 버리고, 본인이 원하는 지역의 가치(직주근접, 환경, 학군 등)를 꾸준히 탐색하며 감당 가능한 예산 범위 내의 급매물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 투자 목적의 접근이라면, 거래량이 살아나기 전까지는 특정 지역과 상품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섣불리 진입하기보다, 금리와 정책 변화 등 거시적인 변수들을 차분히 지켜보며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결국, 남들의 이야기에 휩쓸리기보다 시장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이 불확실한 시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하반기 부동산 흐름 이상하다 | 거래는 죽고 가격은 오른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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