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4. 속도가 곧 삶이다 – 외국인이 놀란 한국 101가지
— 너무 빨라서 가끔 정신 못 차리는 나라
커피 주문하고 나면 이미 나와 있음
외국인 친구와 프랜차이즈 카페에 갔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진동벨 울렸어.”
“…설마 우리가?”
맞다. 주문하고 2분도 안 돼 커피가 나왔다.
외국에선 커피 한 잔 받으려면
바리스타가 커피콩에 인사를 하고
물 온도랑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지만,
여긴 속도와 효율의 신이 강림한 듯한 나라다.
휴대폰 개통, 앉아서 물 한 잔 마시는 사이 끝
휴대폰을 바꾸러 간 외국인 친구.
각오를 단단히 했다.
“여권이랑 서류 다 챙겼고, 오늘 하루 이 일만 할 생각이야.”
결과는?
서류 작성 → 유심 장착 → 개통 → 인증 완료까지 15분.
그 친구는 물었다.
“이거 진짜 다 끝난 거야?”
“응. 지금부터 전화도 되고, 유튜브도 돼.”
한국에선 휴대폰 개통도 패스트푸드급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심지어 매장 직원이 데이터도 다 옮겨준다.
초기 세팅조차 생략 가능한 나라.
유행은 반나절 만에 전국 확산
오늘 인스타에서 본 신상 가방,
내일 지하철에서 다섯 명이 들고 있다.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1화,
몇 시간 뒤 트위터에 짤방+리뷰+패러디가 올라온다.
유행은 퍼지는 게 아니라 터지는 것.
한국의 SNS, 커뮤니티, 쇼핑 시스템은
‘바로 반응하고, 바로 소비’하는 속도 구조로 최적화돼 있다.
외국인 친구는 말했다.
“너희 나라는 유행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유행을 부스터샷처럼 맞는 느낌이야.”
로켓배송 = 진짜 다음 날 도착
밤 11시에 시킨 두부,
다음 날 아침 7시에 문 앞에 놓여 있다.
라벨에 적힌 배송 시각: “오전 5시 32분 도착 완료.”
이건 배송이 아니라 마법이다.
외국인 친구는 감탄했다.
“한국에선 물건 사는 게 아니라 소환하는 느낌이야.”
그 정도로 익숙하고 당연한 로켓배송 시스템.
심지어 새벽배송도 가능하고,
요즘은 도서·의약품·반려동물 용품까지 그날 도착한다.
행정도 빠르다, 진짜로
외국에선 이사 후 주소 변경만 해도
문서 작성 → 우편 신청 → 1~2주 대기.
하지만 한국에선?
정부24 로그인 → 본인인증 → 클릭 몇 번 = 끝.
외국인 친구가 내 컴퓨터 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거 행정처리가 아니라 온라인 쇼핑 아니야?”
나도 가끔 헷갈린다.
‘관공서’라는 단어와 ‘로그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나라.
한국은 느긋한 걸 허락하지 않는 나라다.
속도가 기본 옵션, 대기 시간은 불편함으로 인식되는 사회.
그렇다고 조급한 건 아니다.
단지 ‘할 수 있는데 왜 늦게 하냐’는 생각이 문화처럼 퍼져 있는 것.
외국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여긴 무슨 일이든 ‘당일배송 마인드’네.”
정확하다.
한국에선 느린 게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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